재즈 리듬과 스타일 용어 — 비밥에서 스윙까지 핵심 정리
블루스 blues
블루스는 그러므로 흑인에게는 그들의 민족 음악으로서 강력한 통합 기능을 발휘했다. 그것이 널리 애창되면서 그들의 재즈에는 초창기부터 음악 형식의 모델로서, 또 표현상의 정신적 근원으로서 큰 영향을 발휘해 오고 있다. 흑인의 생활 반경이 확대됨에 따라 블루스 역시 확산되어갔다. 블루스와 맨 처음 접촉한 백인은 백인 개척민이었다. 이후 블루스는 포크 블루스 folk blues, 시골 블루스 country blues, 클래식 블루스 classic blues, 도시 블루스 urban blues 등으로 분화 • 발전해 오면서 팝과 재즈에 메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I960년대 초반 영국에 불어닥친 블루스 열풍이다. 그 백인 블루스 white blues는 시대적 변화를 적극 받아들였다. 전자 음향을 적극 도입한 것이다. 그들 중 특출한 몇몇은 후일 록 음악의 신화적 아티스트로 군림하게 된다. 에릭 클랩턴, 지미 페이지가 가장 대표적 인물이다.
블루 노트 blue note
블루스의 선법(旋法). 장음계의 제3음(미), 제7음(시)을 반음 내린다. 이렇게 하면 장조도 단조도 아닌, 대단히 독특한 선법의 음계가 나온다. 블루 노트
란 또 1939년에 설립된 세계적 재즈 전문 음반 레이블이기도 하고, 세계적으로 거대한 체인망을 갖고 있는 라이브 재즈 카페의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부기 우기 boogie woogie
블루스 피아노 스타일의 하나. 반복적 리듬의 베이스 선율을 왼손으로 깔고, 고음부를 맡고 있는 오른손으로는 그에 상응하는 흥겨운 선율을 엮어낸다.
브레이크 break
단 한 사람만 남겨두고, 그 밖의 멤버들은 동시에 잠시 연주를 멈추는 테크닉. 솔로가 된 멤버는 그 시간 안에 독주로 기량을 과시한다. 그 솔로가 끝날 무렵 잠시 무대 뒤에 가 있던 나머지 멤버들이 다시 들어온다. 모던 재즈 콘서트에서는 이런 연주 방식이 정례화되어 있다.
케이크워크 cakewalk
20세기 초 미국에서 유행한 춤으로, 뻣뻣하고 과장된 스텝이 특징이다. 당시에는 그런 자세로 케이크 다루기
시합이 널리 유행했는데, 여기서 유래한 춤이 케이크워크였다. 스콧 조플린의 래그타임으로 이어졌다.
볼 chops
원래는 관악 주자가 뛰어난 테크닉을 구사할 때, 그것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트럼펫을 열광적으로 연주할 때 양볼이 잔뜩 부풀어 오르는 대서 비롯한 말. 뒷날 그 의미가 악기 일반으로 널리 확대되어, 훌륭한 연주
라는 뜻으로 확대됐다. 그러므로 이제는 손
으로 다루는 악기(피아노, 베이스, 드럼 등)에도 그 말이 적용되고 있다.
순환 호홉 circular breathing
코로 들이쉼과 동시에 입으로 내뿜기도 하는 테크닉. 이 결과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등 관악기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져, 듣는 이들을 극치로 몰고 간다. 세계 각지의 민속 음악에서 오래전부터 쓰여온 주법.
쿨 스쿨 cool school
비밥의 공격성
이 순화되어 1950년대 초에 탄생한 재즈. 그 발상지는 미국의 서해안 지역 West Coast 이었다. 열정적 연주는 되도록 배제
하는 것이 최대의 특색이다.
초승달 도시 Crescent City
뉴올리언스의 별칭. 재즈사에서 자주 쓰이는 말.
딕실 랜드 Dixieland
원래는 미국 남부, 특히 뉴올리언스 지역의 재즈 스타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후에는 복고풍의 백인 밴드
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술통 gutbucket
원래의 뜻은 술집에서 흘린 맥주를 모으는 바께쓰 bucket
이다. 이 뜻의 확대되어, 분방하고 거친 재즈(또는 그러한 재즈를 하는 뮤지션)
를 통칭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하드 밥 hard bop
비밥을 1950년대식으로 개조해 낸 재즈. 리듬 파트(베이스와 드럼)에게도 관악 주자 못지않은 솔로와 즉흥의 역량을 요구했다.
하모닉스 harmonics
주음(主音)의 소리가 날 때, 그 음의 배수(倍數) 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배음(倍音) 현상. 재즈에서는 주로 색소폰 주자들이 이 주법을 즐겨 쓴다. 원래의 음역을 훨씬 초월하는 높은 음을 구사하기 위해서, 그리고 코드 chord 효과(또는 겹음 효과)를 내기 위해서 구사될 때가 많다.(클래식에서는 기타,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와 트럼펫에서 보통 내는 소리보다 훨씬 높고 맑은 음을 내기 위하여 구사된다.)
재즈 에이지 Jazz Age
미국 1920년대의 별칭. 당시 미국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전승국으로서 외견상 태평 번영 무드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금주법과 갱의 발호, 여기에다 1929년의 대공황까지 겹쳐 뭐라 종잡을 수 없는 대단히 착잡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 시대에는 격동의 20년대 Roaring 20’s
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이때, 뉴올리언스에서 올라온 재즈라는 음악이 시카고와 뉴욕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던 것은 원산지의 재즈 음악이었다기 보다는 그 독특한 리듬이 백인 댄스에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이 저널리즘과 문학의 주목을 받아 결국 재즈 에이지
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었다.
JATP(Jazz at the Philharmonic)
노먼 그랜츠가 재즈 뮤지션들을 규합하여 만들어낸 순회 연주단체. 여러 스타일의 통합이 그 목표였다. 현실적으로는 재즈를 세계 만방에 알리는 기동 부대 역할까지 했다.
JCOA(Jazz Composers’ Orchestra Association)
재즈 작곡가 오케스트라 연합. 다소간 엘리트주의적 색채가 강했던 재즈 작곡가 조합 Jazz Composers’ Guild
이 1964년에 해체되고 만들어진 후신. JCOA는 공연 활동은 물론 소속 회원이 개인적 자격으로 벌이는 활동도 후원하는 등, 재즈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지그 피아노 jig piano
래그타임 피아노의 딴 이름. 즉흥 연주를 최소한으로 하는 대신, 몇 개의 테마 선율을 마치 신들린 듯 반복하는 피아노 스타일.
자이브 토크 jive talk
뮤지션들이 대화할 때, 옆에 있는 딴 사람들은 못 알아듣게 하기 위해 자기네들끼리만 통하는 은어.
다락방 운동 loft scene
1970년대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던 뉴욕의 젊은 연주인들이 헐찍한 다락방을 빌려, 연습 장소로 전용해 쓰던 유행을 일컫는 말. 샘 리버스의 스튜디오 리베라 Studio Rivera가 그중 특히 유명하다.
메인스트림 mainstream(主流)
특정 시대의 재즈에서 가장 주도적인, 또는 대중적인 경향. 비평가 스탠리 댄스가 이 용어를 맨 처음 썼다. 그러므로 뉴올리언스 재즈에서부터, 스윙, 밥, 하드 밥 그리고 프리재즈에 이르기까지, 메인스트림 재즈
는 각 시대마다 다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의미가 축소되어, 스윙 또는 특정 스타일의 복고주의에만 국한되어 쓰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식의 한정적 용법은 잘못된 것이다. 이 메인스트림의 반대 개념이 실험주의
, 또는 전위주의
이다.
선법 mode(旋法)
반음계 diatonic scale가 출현하여 보편성을 획득하기 이전까지는, 참으로 많은 음계 scale 시스템들이 세계 각지마다 서로 다르게, 다양하게 존재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12음계도 서양이라는 특정 지역의 일개 음체계일 뿐인 것이다. 일부 지역의 민속 음악에만 그 자취가 남아 있던 서구 음악에 이 전통이 다시 전면적으로 복권한 것은 195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에 의해서였다. 그들이 근대 유럽 음악의 근간을 이루어 온 화성 규칙
이라는 속박을 벗어던지고, 자기 고유의 즉흥 연주를 해방시켜 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선법이라는 음악적 장치 덕택이었다.
모던 재즈 modern jazz
밥 bop 및 밥의 어법에 근원을 두고 있는 재즈를 통칭하는 말로서, 1950년대 이후 재즈 저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던 말. 정확한 경계는 긋고 있지 않으나, 스윙 이전과 퓨전 이후는 배제하고 있다. 재즈의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거기에 있다. 그것들은 분명 대중적 환호와는 별개의 문제였다.
뉴올리언스 스타일 New Orleans style
가장 초창기의 재즈이나, 집단 연주collective play 양식이라는 견지에서 봤을 때는 단연 최고의 모범. 트럼펫이 리드 선율을 제시하면, 클라리넷이 그에 호응하는 자유 대위 free counterpoint 선율로써 응수하고 트롬본이 저음부 하모니로써 받쳐주는 스타일. 제2트럼펫이나 목관 악기가 종종 변화를 주기도 했으나, 그 같은 부수적 선율은 주제 선율과 긴밀하게 조응해야 한다.
피아노 교수 piano professors
초창기 재즈에서 뉴올리언스 홍등가나 선술집에서 일하던 피아니스트를 일컫던 말.
래그타임 ragtime
재즈의 발생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장르. 맹아적 재즈의 징표로서 다소간의 당김음 syncopation 을 제외하고는, 악보가 지시하는 바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스콧 조플린으로 대표된다.
리프 riff
반복되는 악구. 두 마디, 아니면 네 마디짜리가 보통이다. 솔로 연주를 받쳐주거나, 대편성 오케스트라에서 긴장감을 자아내기 위해 동원되는 짧고 인상적인 악구 phrase.
스캣 scat
의미 없는 음절(두비두비 두왓 다 두두……) 등을 즉흥 선율에 실어 나열하는 창법. 이 창법은 관악기 소리를 인간의 목소리로 흉내 내려고 한 데서 비롯했다. 암스트롱이 공연 중 가사를 까먹는 바람에 즉흥적으로 읊조린 것이 그 시초였다고도 전해진다.
막간 악단 spasm band/즉석 악단 hokum band
재즈 태동기의 지방 순회 악단. 악사들은 어렸고, 악기는 집에서 만든 조잡한 것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초창기 재즈의 거장들이 나왔다.
스트라이드 피아노 stride piano
왼손으로는 기본적 비트를 깔아주면서, 고음부의 주선율을 맡는 오른손으로는 즉흥 선율을 연주해 나가는 스타일.
스윙 swing
두 가지 뜻이 있다.
- 형용사로서
스윙
은 뭐라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든, 재즈의 독특한 리듬감.(일반적 의미) - 명사로서
스윙
이란 1930년대 중반에 인기의 절정을 구가했던 빅밴드 음악을 뜻한다. 따라서 그 시기를스윙 시대 swing era
라 부르는 것이다.(특정 시대의 명칭)
테일게이트 tailgate
뉴올리언스의 트롬본 연주 스타일. 재즈 태동기, 뉴올리언스에서는 마을을 찾아온 순회 악단이 주민들의 호기심을 돋우기 위하여, 관악 주자들을 수레의 뒷문 tailgate에 세워 눈길을 끌게 하고 선전하던 관례에서 나온 말. 이 말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중 트롬본 주자를 가리키는 말로 굳은 것이다. 트롬본 특유의 당김음 slur와 미끄러짐 glissando이 눈부시게 구사된다.
구역 악단 territory band
1920, 1930년대에 유행했던 빅 밴드의 유형. 그들의 행동반경은 서부 • 중서부 • 남부를 벗어나지 않는 협소한 구역에 머물렀다. 그러나 때로는 상당한 수준의 연주를 펼치기도 했다.
제3의 물결 third stream
모던 재즈와 클래식 실내악을 혼합한 형태의 음악. 프렌치 호른 주자이자 작곡가인 건서 슐러가 맨 처음 쓴 말.
TOBA(Theater Owners’ Booking Agencies)
극장 예약 대행사. 미국 각지에서 순회 악극단 vaudeville의 공연을 조정하고 나아가서는 미국 전역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도 알선해 주던 단체. 때로는 흑인 아티스트들에 대해서 비정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흑인들은 흑인 연예인 억압 단체 Tough on Black Artist
라며 조롱했다.
톤 클러스터 tone cluster
피아노를 연주할 때, 잇단 건반 여러 개를 동시에 쳐서 소리 내는 주법. 이때 손가락은 물론, 주먹 심지어는 팔뚝 전체가 한꺼번에 동원되기도 한다. 재즈, 특히 프리 재즈 피아노 연주에서 중요한 테크닉. 원래는 20세기 클래식 음악에서 나온 용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통치음
또는 음괴(音現)
이나. 현장에서는 그냥 톤 클러스터
로 더 잘 통한다.
용맹 정진 woodshedding
원래는 장작 헛간
이란 뜻. 재즈 뮤지션이 새로운 음악을 탐구하기 위해 통나무집처럼 세상과 완전히 격리된 데 처박혀 연구에만 몰두하는 재즈 특유의 관습을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불교에서 참선 수도할 때 하나의 화두를 붙잡기 위해 무섭게 몰두한다는 뜻을 지닌 특유의 용어 용맹 정진
으로 해석해야 의미가 선명해진다.
노동요 work song
노예들이 고된 일을 하면서, 노동에 리듬을 붙이거나 시름을 달래기 위해 곁들인 노래. 오늘날 블루스
의 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