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입성, 그리고 비밥 혁명의 서곡 — 파커의 음악적 탐험

뉴욕에 입성한 찰리 파커의 인간적 매력과 압도적인 음악적 재능이 드러난다. 후줄근한 옷차림에도 그의 연주는 뉴욕 최고 악사들마저 놀라게 하며 비밥 혁명의 서곡을 알린다. 벤 웹스터가 "학교에 가서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말할 정도의 파커 영향력을 엿본다.

In a nutshell

    뉴욕 입성, 그리고 비밥 혁명의 서곡 — 파커의 음악적 탐험

뉴욕 입성, 그리고 비밥 혁명의 서곡 — 파커의 음악적 탐험

편에 속했다. 나는 돈을 좀 모아서, 셔츠 세 장을 샀다. 한 벌에 각각 15달러짜리였다. 그것은 하룻밤 일하고 7달러 받던 당시, 나로서는 적잖은 지출이었다. 하여튼 나는 새 옷을 사들고 호텔 방으로 와서는 그걸 펼쳐 보이며 파커에게 말했다.

「야, 버드. 내가 뭘 갖고 있는지 어디 한번 봐」

파커는 이 말을 듣더니 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음, 그래. 그중 내 거는 어느 거지?」(웃음)

파커는 인간적 매력을 대단히 풍기는 사내였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나는 한 벌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한번은 맥샨이 파커에게 옷차림에 신경 좀 쓰라고 애원하듯 타이르기도 했다. 자기 밴드에서 파커의 행색이 제일 후줄근하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파커는 그 〈주문〉을 듣고 이렇게 답했다.

「이봐요, 내가 건실하게 차려입고 교수 같은 태도로 근엄하게 연주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맥샨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파커의 연주 그 자체가 관심사였다. 파커를 자기 악단에 들여놓고 뉴욕에 연주 갔을 때, 파커가 그곳 뉴욕의 악사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던가를 맥샨이 이야기했다.

당시, 일류 색소폰 주자 벤 웹스터 Ben Webster가 뉴욕 중심가에서 활동하고 있던 동료 모두에게 〈큰마음〉 먹고 한 말이 있다.

「자기가 색소폰을 제법 분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누구든 가볼 데가 있어. 제이 맥샨 밴드에 있는 색소폰 주자인데,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야. 자네들, 적어도 한 번은 그 친구 연주를 들어보게. 학교에 가서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테니까」

그는 내심 파커의 뛰어난 역량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버렸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나 그는 파커라는 존재에 대해 용감하게 털어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