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것들 날뛰다’와 ‘버드’ — 번역과 오해 사이에서 길어 올린 의미
마일스 데이비스의 충격적 작품 *『잡것들 날뛰다Bitches Brew』*를 신문 연재 당시암컷들의 준동
이라고 한문투로 옮겼으나, 점점재즈적 사고
를 갖춰감에 따라 그것은 적절치 못한 번역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퓨전
이라는 새로운 개념, 즉음악적 잡것
혹은음악적 범벅
이란 그 중심 이미지를 앨범의 이름에서부터 그런 식으로 형상화해 내고 있는 것이다.
그 선구적 앨범은퓨전 재즈
라는 음악적 합성체가 당시 던져준 충격 같은 것을 그같이 압축해 낸 것이다. 그 앨범이 발표되자마자 충격에 발칵 뒤집힐 세상을 미리 내다보기라도 한 듯…….
변명을 해보자면 그 같은 말투는 신문이라는 양식화된 어투가 요구되는 매체에서, 나 나름의선택
이었노라고 하고 싶다. 요약하면,잡것들 날뛰다
보다는 한문투가 느껴지는 ——그래서 왠지 점잖아 보이는 것 같다는─암컷들의 준동
쪽이 신문에 더 어울리지 않느냐는 것이 당시 나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잘 알다시피, 찰리 파커의 애칭은버드 Bird
이다. 이것은 재즈에서는 기초 상식에 속한다.
당시 연재 때, 미 대사관 도서관에서 빌려 참고한 재즈 책에는 그 내력이나 연유 같은 것이 밝혀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애칭이 파커라는 불후의 재즈 뮤지션을 널리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일종의은유
라고 믿고, 그런 식으로 기사를 맺었다.
그런데 재즈에 대해 __공부__를 해나가다 보니, 실은 그런 차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름에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 내력은 빌 크로가 재즈 뮤지션들의 일화와 비화들을 집대성한 흥미진진하게 엮은 책 *『재즈 일화집Jazz Anecdotes』*에 간단하게 언급되어 있다.
제이 맥샨 밴드 Jay McShann Band가 네브래스카 대학에서 일자리를 얻어 그곳으로 가던 중이었다. 한 농장을 지나칠 때, 운전사의 실수로 닭 한 마리를 치어 죽인 일이 벌어졌다. 바로 그 차에, 파커가 타고 있었던 것이다.
맥샨의 회고가 이어진다.
그러자 찰리가 운전사더러, 「차를 돌려. 저 얼간이 yard-bird 가 치였단 말이야」라고 일러주었지. 그리고 차에서 내리더니, 그 닭을 주워오더군.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걸 여관 여주인에게 주면서 이렇게 부탁했어.「저녁거리로 요리해 줘요」
이 얼마나 사소한 --- 괴짜, 즉 그 사회의 __아웃사이더__들이 적지 않은 예인(藝人) 집단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해프닝인가!
그 뒤로 파커는 __버드__로 불리고 있다. 그 별명은 자유 또는 __초월__의 이미지와 직결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음악과 참으로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그리하여 그 별명은 인구에 널리 회자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__번잡한 인간사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__는 의미로 승화되어.
버드
에 대한 추모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의 일례로, 1989년 7월에 다섯 명의 재즈 뮤지션들이 파커를 기념하는 5중주단을 결성한 일이 있다. 그 캄보는 그 이름부터가‘버드’ 추모 5중주단 ‘Bird’Memorial Quintet
이다. 그들이 발표한 앨범이 *『찰리〈버드〉파커를 기리며 7»Tribute to Charlie(Bird) Parker』*이다. 찰리 파커에 대한 후대인의 최상급의 예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는버드
라는 애칭의 이미지 또한 한몫 단단히 힘을 발휘한 것이다. 그 작품은 같은 해에 발표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버드 The Bird」*의 사운드트랙으로도 쓰였다.
생시에는 불우하고 핍박한 삶의 조건들에 포위되어 있던 위대한 재즈 뮤지션버드
에 대한 음악적 추모의 열기는 이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뒤에인간
파커에 대하여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129도 가지 착각한 데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