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의 시대 — 재즈와 록, 경계를 허물다

1970년대, 재즈는 록과의 융합으로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연 길을 따라 칙 코리어, 존 매클로플린, 래리 코리엘, 웨더 리포트 등 퓨전 1세대 그룹들이 등장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 록의 4박자 리듬과 둔중한 색소폰이 재즈 전면에 부상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지만, 본연의 재즈는 상처받고 뉴욕에서는 새로운 음악적 갈증이 시작된다.

  • Mahavishnu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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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y 27, 2025

In a nutshell

    퓨전의 시대 — 재즈와 록, 경계를 허물다

퓨전의 시대 — 재즈와 록, 경계를 허물다

1970년대로 접어들자, 재즈 음악은 극적으로 변화했다. 재즈와 록의 융합 fusion이 그것이다.

애초 그퓨전으로의 길을 튼 장본인은 마일스 데이비스였으나, 그는 재즈 음악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으며 이에 맞추듯 연주 활동도 뜸해졌다.

한편데이비스 사단의 멤버들은 데이비스와 결별하여, 하나둘씩 자신의 그룹을 결성해 나갔다. 퓨전 음악의무한한 상업적 가능성을 간파한 것이다.

칙 코리어의 영원에로의 회귀(Return to Forever, RTF), 존 매클로플린의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Mahavishnu Orchestra), 그리고 래리 코리엘의 제11의 집(Eleventh House) 등이 그 대표적 그룹이다. 그들은 말하자면 퓨전 음악의 선구 세대이다. 이들 그룹 가운데, 최상의 앙상블을 자랑한 그룹은 웨인 쇼터가 이끄는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였다. 이들이 퓨전 제1세대이다.

잇따라 제2세대 퓨전 그룹들이 앞다투어 출연했다. 그리고 이후 재즈는 엄청난 변화에 맞닥뜨리게 된다. 즉, 둔중하고 거친 톤의 색소폰 주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록 음악의 4박자 리듬(four-square rhythm)이 재즈의 전면에 본격 부상하게 된 것이다.

재즈에서 파생한 갖가지 음악이 슬슬 생겨나서 주인 행세를 하는 바람에 본연의 재즈는 심각하게 상처 입고 있었다.

그러던 중, 뉴욕으로부터 푸른 신호가 날아 들어왔다. 정말 새롭고 창조적인 재즈를 갈구하던 그곳의 신세대 음악인들에게는 그들만이 함께 모여 연주할 곳이 필요했다.

기존 클럽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 신세대 연주인들을 고용하는 모험을 감행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곳은 인기 정상의 연주인들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로 늘 북적대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