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밥의 외침과 마일스 데이비스의 새로운 길

서해안 쿨 재즈의 객관주의에 반기를 든 동부 재즈의 격렬한 외침, 하드 밥의 탄생을 조명한다. 아트 블레이키, 찰스 밍거스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재즈의 판도를 뒤바꾸며 인간적인 정감과 창조적 영감으로 가득 찬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 Art Blakey & The Jazz Messen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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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zz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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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y 27, 2025

In a nutshell

    하드 밥의 외침과 마일스 데이비스의 새로운 길

하드 밥의 외침과 마일스 데이비스의 새로운 길

반대로, 이 〈객관주의자〉들에 반기를 들고나온 일파가 스탠 게츠, 제리 멀리건, 리 코니스 등의 선구적 색소폰 주자들이다. 그들은 기법적 요소보다는 자기 내면을 어떻게 하면 〈보다 정감 있게〉 전달할 것인가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 재즈의 〈인간주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서해안 지역(West Coast)의 쿨 재즈에 맞서 동해안 지역(East Coast)의 재즈 또한 새 어법을 모색해 나갔다. 그 반작용의 물결은 처음에는 천천히 퍼져 나갔다. 당시 서해안 지역을 담당하던 음반사들은 한 차례 대성공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으나, 1950년대 중반이 되자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재즈의 메이저 음반사 블루 노트(Blue Note)가 뉴욕 쪽의 자극적인 재즈를 음악 시장 전면에 다시 내놓았기 때문이다.

음악의 내용이 그런 식으로 변화하자 악기의 서열에서도 자연스럽게 변동이 일어났다. 드러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새 재즈 운동의 중심인물로 먼저 부상한 사람이 드러머 아트 블레이키였다. 서해안의 재즈보다 훨씬 더 거칠고 격렬했던 동부의 재즈는 곧 〈하드 밥(hardbop)〉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어 그 진영을 일련의 신세대 주자들이 메웠다. 그들은 소니 롤린스, 재키 매클린, 자니 그리핀 등의 색소폰 주자들과 클리포드 브라운, 리 모건 등 트럼펫 주자들이다. 또 〈재즈의 우상 파괴자〉 찰스 밍거스의 강력한 베이스가 그 구심점으로 솟아올랐다. 그의 음악은 기존의 속박과 결별한 사람들 사이의 〈영가〉라 할 만큼 그 어떤 창조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진정한 변혁의 기운은 그렇게 무르익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