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의 황금기 — 빅 밴드의 우렁찬 포효
- 조 베너티 Joe Venuti: (미)(1903-1978) 바이올린.
- 클래런스 윌리엄스 Clarence Williams: (미)(1898-1965) 피아노, 보컬, 편곡, 작곡, 리더.
1930년대 초의 재즈는 바로 앞 시대의 재즈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즉, 플레처 헨더슨과 루이스 러셀, 그리고 전성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킹 올리버, 루이 암스트롱, 젤리 롤 모튼 등 앞 시대 대가들의 영향이 아직은 짙게 드리어져 있다. 한편, (재즈란 결국 도시의 유흥 음악일 뿐)이라는 기존의 통념이 불식되기 시작한 것 또한 이때부터였다.
그러나 그렇게 생겨난 음악은 아쉽게도 발전된 구석이란 조금도 없었다. 결국 빅 밴드의 대규모 편성에서 단순히 인원수만 줄어든 것일 뿐이라고 해도 좋을 소편성 악단이 이전 시대의 재즈를 밤새도록 연주해 댔다. 1930년대 초의 캄보 악단은 뉴올리언스 재즈가 달성해 낸 저 완벽에 가까운 형식미와는 감히 비길 바 못 되었다. 덩치만 컸지, 음악적으로는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
음악의 변화에는 경제적, 정치적 변동이 가장 큰 동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미국을 강타한 대공황은 미국인들을 보수화로 치닫게 했다. 1920년대의 재즈는 어딘지 불안한 낙관주의를 밀어내고 낭만주의를 들어서게 했으며,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감정을 연주하는 스타일이 일부 악기 주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갔다. 그 대표적 인물이 테너 색소폰 콜먼 호킨스와 피아노 주자 얼 하인스이다.
1930년대 이후, 재즈맨들은 빅 밴드 활동에 생계를 의존하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갔다. 연주자의 입장에서, 그 빅 밴드란 솔로 연주의 기회를 최대한으로 박탈하는 양식일 뿐이다. 백인 악단들은 그러한 기형적
인 재즈로 득세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스윙 시대 swing era
가 도래했다.
그때, 듀크 엘링턴이라는 거장이 출현하여 그러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엘링턴 악단이 출발 당시 보여주었던 그 넘치는 활력은 이내 정글 밴드 jungle band
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정글 밴드는 재즈 악단의 발전사에서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즉, 악단의 뛰어난 솔로이스트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을 한 번씩은 부여하는 형식이 거기서부터 비롯한 것이다. 이것은 재즈사를 통틀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재즈가 뉴올리언스 재즈식의 집단 즉흥
으로부터 진일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때는 재즈가 뉴욕과 시카고의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같은 대립상은 캔자스시티에서 카운트 베이시 악단이 탄생함에 따라 종식되었다. 향후 재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태도상의 전환 또한 바로 그 시기에 이루어졌다. 즉, 그 악단의 등장으로 테너 색소폰의 레스터 영과 트롬본의 디키 웰스라는 뛰어난 두 뮤지션이 빛을 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재즈 음악을 앞 시대에서처럼 외향적이고 명랑한 성격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